Book]화(Anger)_틱낫한 지음

2011. 4. 27. 17:36Review

화는 모든 불행의 근원이다. 화를 안고 사는 것은 독을 품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화는 나와 타인과의 관계를 고통스럽게 하며, 인생의 많은 문을 닫히게 한다. 따라서 화를 다스릴때 우리는 미움, 시기, 절망과 같은 감정에서 자유로워지며,
타인과의 사이에 얽혀 있는 모든 매듭을 풀고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일단 저자의 이름이 익숙한 사람도 있고 얼핏 들어본 거 같긴 하지만 이름만으로는 국적 등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나요?
저자인 틱낫한(나는 항상 탁닛한 과 혼동된다.)은 베트남의 승려이자 시인, 평화운동가입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죽어가는 동포들을 위해 전세계를 순회하며 전쟁을 반대하는 연설과 법회를 여는 등의 활동 덕에 베트남 정부의 박해를 받아 귀국을 금지당했다고 해요.
1980년대 초반 프랑스로 망명하였고 보르도 지방에서 명상수련센터 '플럼 빌리지(plumvilliage)'를 세우고 많은 이들이 종교간의 벽을 허물고 각자의 신념에 따라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성격이 많이 급한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크게 일지는 않지만 '자주' 나는 편이에요. (욱하는 게 심하다는 뜻이죠 @@.)
오죽하면 제가 몇해전에 기독교다 보니 왠만하면 점 보거나 하는 곳에 가지 않는데 여차저차 한 일로 점을 보러 간적이 있는데요..
그 점을 보시던 분이 제가 채 자리에 앉기도 전에 처음으로 건네신 말이 '성격을 고쳐 볼 생각은 없느냐'는 거에요.
순간 움찔했는데 그분 말씀으로는 제가 외모로 보면 참 차분하고(그런가?) 그런데 실제 성격은 급하기도 하고 욱하는 것도 있고 해서
본인이 맘고생이 많다는 거에요. (맞지만 성격을 고칠 수 있다면 제가 왜 거기를 갔겠습니까?)

우연히 이 책을 누군가에게서 추천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저자가 승려라서 좀 꺼려지는 면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chapter 1과2가 제가 가장 관심있는 먹거리와 화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우리 몸음 먹는 것과 밀접히 관련이 있어서 먹는 음식이 우리가 화를 내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에요.
음식에 '화'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죠. 

닭이 알을 더 많이 낳게 하기 위해서 농부는 인공적으로 밤과 낮을 만들어낸다. 조명등을 이용해서 낮과 밤을 짧게 만들면 닭은 그새 24시간이 지난 것으로 믿고 또 다시 알을 낳는다. 그런 악순환을 반복하는 사이 닭은 결국 엄청난 와 좌절과 고통을 안게 된다. 닭은 그 와 좌절과 고통을 다른 닭을 공격함으로써 표현한다. 닭들은 부리로 서로 쫀다. 그리고 피를 흘리며 죽는 닭이 무수하다. 극심한 좌절에 빠진 닭이 서로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농부는 닭의 부리를 잘라 버린다.
그 같은 닭이 낳은 계란을 먹을때 우리는 그 와 좌절을 먹는 셈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우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화를 먹으면 우리가 분노하게 되고 그 를 표현하게 된다.
우리는 행복한 닭이 낳은 계란을 먹어야 한다. 우리는 가 난 암소에게서 짠 우유를 마셔서는 안된다. 순리대로 자란 암소에게서 짠 유기 우유를 마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농부들이 가축을 더 인간적인 방식으로 기르는데 도움을 주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또 유기적으로 길러진 채소를 사먹어야 한다. 값이 비싸지만, 적게 먹으면 된다.
우리는 적게 먹는 법을 배워야 한다. 

소나 돼지나 닭이 무슨 가 있겠나 싶지만 분명히 이들을 고통을 느낄 수 있고 지속된 고통은 를 불러 일으킬 수 있어요.
그리고 는 일종의 에너지와 같아서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인간에게 옮겨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상대방에게 화를 내면
그 에너지는 다시그 사람에게 전달되어 고통을 주게 되죠. 그러니 화를 내서 풀어버린다는 개념은 이런 이치에서보면 맞는 않습니다. 즉 화는 내지 않는게 좋은거죠. 그렇다고 이 책이 제안하는 방법이 화를 참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는 우리 안에 자리잡고 있는 에너지 지대이다. 그것은 우리가 돌봐야 할 병든 아기다. 를 다스리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다른 에너지 지대를 만들어서 그것으로 하여금 를 감싸안고 보살피게 하는 것이다. 이 또 하나의 에너지가 곧 자각의 에너지다. (중략)  자각은 현재의 순간에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고, 지금 이 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깨닫는 것이다. (중략) 수련은 자각의 에너지의 에너지를 파악하고 감싸안는 것이다.우리는 그것을 매우 부드럽게, 거칠지 않게 실천해야 한다. 그것은 를 억누르는 행위가 아니다.
자각의 에너지로 고통과 슬픔을 감싸안는 것은 곧 우리 몸의 아픈 곳을 마사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중략) 
실내가 추우면 우리는 히터를 켠다. 그러면 히터가 뜨거운 바람을 방 안 가득 퍼뜨린다. 실내를 따듯하게 하기 위해서 굳이 차가운 공기를 밖으로 내몰 필요는 없다. 차가운 공기가 뜨거운 공기에 안겨서 따듯해진다. 둘 사이엔 전혀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그러한 방식으로 를 보살펴야 한다. 
굉장히 '도인'스러운 얘기로 들릴 수 있으나 일단 내가 가 났구나 하는 '사실' 자체를 '자각'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화가 더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 같아요.(저도 아직 한참 멀었지만)
가 난 사실 자체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만 해도 로 인해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당장 저는 남편에게 내는 것부터 왜 그런지 자각해야 할 듯 해요 ㅋㅋ